원달러 환율 1,350원대 급락, 미국 금리 동결 기대와 엔화 강세가 만든 변화

원달러 환율 1,350원대까지 급락… 미국 금리 인상 기대 후퇴와 엔화 강세, 반도체 수출에 따른 달러 매도까지 겹쳐
1,300원대 초반까지 더 떨어질까? 앞으로 확인해야 할 환율 전망과 주요 변수 정리

원달러 환율 1,350원대 급락, 미국 금리 동결 기대와 엔화 강세가 만든 변화

원·달러 환율이 두 달 사이 200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2026년 7월 초만 해도 1,550원대였던 환율은 9월 들어 1,35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실제 7월 1일 주간거래 종가는 1,554.9원이었고, 9월 3일에는 1,359.3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불과 두 달 사이 약 196원 하락한 셈입니다.

원달러 환율 그래프 추이

9월 3일 장중에는 1,355.9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왜 이렇게 빠르게 떨어졌을까요?

최근 움직임은 크게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 후퇴, 엔화 강세, 국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증가가 동시에 겹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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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가 먼저 약해졌다

최근 달러 약세를 이끈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바뀐 것입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50~3.75% 수준입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물가가 계속 둔화한다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월러 이사는 최근 지표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발표될 물가 지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8월 ADP 민간고용 증가도 3만8,000명에 그쳤습니다. ADP가 집계한 민간고용 증가폭으로는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는 노동부의 공식 고용지표가 아닌 만큼, 미국 고용시장 전체의 흐름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바탕으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춰 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9월 3일에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했고 달러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핵심은 미국 금리가 실제로 동결된 것이 아니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엔화 강세가 달러 약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이번 원화 강세에는 일본 엔화 움직임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9월 초 엔화는 달러당 155엔대까지 강해졌습니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내놓으면서 엔화 매수세가 강해졌습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관은 최근 엔화 움직임에 대해 만족하거나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며 계속 경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7월에는 미국과 일본이 엔화 안정을 위해 공동 개입에 나선 바 있고, 최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일본과 미국이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해 협의를 이어갔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고 일본에서는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미·일 금리 차 축소 기대 → 엔화 강세 → 달러 약세라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화도 엔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의 강세 영향을 함께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반도체 수출과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을 밀어붙였다

한국에서는 반도체 수출과 달러 매도가 환율 하락을 밀어붙였다

글로벌 요인만으로 최근 환율 하락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실제로 달러 공급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2026년 8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209% 증가한 규모입니다. 전체 수출도 982억5,000만 달러로 3개월 연속 9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고 원화 매수 수요가 발생합니다.

최근 원화 강세에서 이 같은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 9월 3일에도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계속 출회된 반면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는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발행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SK하이닉스는 7월 ADR 공모를 통해 265억700만 달러를 조달했고, 국제금융센터는 ADR 납입 및 선물환 매도가 원·달러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즉 최근 환율 하락은 단순히 달러가 약해진 결과가 아니라 국내에서 달러를 팔아 원화로 바꾸려는 공급까지 동시에 늘어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 전망, 1,300원대 초반까지 가능할까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하락 속도가 워낙 빨랐던 만큼 같은 흐름이 계속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환율이 낮아지면 수입업체의 달러 결제 수요와 해외주식 투자자의 환전 수요가 늘어나 하단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2026년 4분기 평균 환율을 1,380원 수준으로 보는 전망도 나옵니다.

앞으로는 미국 고용·물가와 연준의 금리 결정, 엔화 움직임, 반도체 수출에 따른 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을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둔화하면 달러 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물가가 다시 강해지면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최근 환율 급락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 후퇴에 따른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국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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