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3900달러 돌파한 금값, 지금 사도 될까?

오늘 새벽 글로벌 금값이 온스당 3,900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습니다. 아시아장 기준으로 현물과 선물 모두 고점을 경신했고, 일부 거래에서는 장중 3,900달러대를 훌쩍 넘는 가격까지 관측됐습니다.
이 자체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시장이 현재 리스크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Gold Price Surge – $3,900.40 Market Tension Visual

무엇이 지금의 ‘리스크 인식’을 키웠나를 보면 몇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장기 셧다운이 정책의 가시성을 떨어뜨렸고, 그로 인해 경제지표의 정상적 공개와 예측이 어려워졌습니다. 동시에 시장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크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금리는 실물 자산과 달러의 상대적 매력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 금의 투자 매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비달러 자산 비중 확대라는 구조적 수요가 더해지며 안전자산으로의 흐름을 굳혔습니다. 이 복합적 요인들이 합쳐져 가격을 밀어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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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면 이번 랠리의 스케일이 피부로 와닿습니다. 올해 들어 금값은 거의 절반 가까운 폭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됩니다. 단기간에 이 정도 상승이 나오면 시장 참가자들의 수급 구조와 심리가 모두 바뀝니다.
과거에 비해 개인과 기관의 수요가 달라졌고, 레버리지 자금과 ETF로의 유입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추세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때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을 무조건 ‘매수 신호’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체계적 리스크 회피에는 유용하지만 수익률을 추구하는 주식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실물 보관 비용과 프리미엄, 세금 처리 방식, 그리고 특히 환율 변동이 국내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단기 트레이딩으로 레버리지를 쓰는 방식은 변동성의 반대급부로 큰 손실을 낳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향후 흐름을 가늠하려면 세 가지를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첫째, 미국 셧다운의 해소 여부입니다. 해소되면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어 금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연준의 다음 행보입니다. 금리 인하 신호가 더 확실해지면 금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고 금리 긴축 신호가 강해지면 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입니다.
셋째, 주요국 중앙은행의 순매수나 ETF 자금 흐름입니다.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수는 일종의 구조적 수요로 작용해 가격 하방 경직성을 높입니다. 이 세 가지 변수가 겹쳐서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단기와 중기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는 안전자산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되 금의 비중은 목적에 따라 명확히 하십시오. 노후자금의 일부를 헤지로 두려는 투자자라면 금 ETF나 소액의 실물 금으로 분산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반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전략은 전문적 리스크 관리 없이 접근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환율과 보관 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 관점에서 손익을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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